보도자료

보도자료

2023.03.31, 화랑고무
대구 100년 기업 등극 카운트다운 '화랑고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 문구는 독일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 한 구절인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영화 '황산벌'에서 극 중 김유신의 명대사이기도 하다.
약 100년이라는 대구 산업의 역사 속에서 아쉽게도 아직 100년 기업은 없다. 대구산업의 역사에서 한때 지역 경제를 선도했던
섬유, 건설, 기계부품뿐만 아니라 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혁신의 과정을 거친 전문기업 중에서 100년 기업이라는 영예를
눈앞에 두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지역에서 시작해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한 화랑고무나 경북광유 등 100년 기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역 장수기업의 유전자를 살펴본다.

지우개는 어린 시절 종이가 닳을 정도로 지우고 또 지웠던 추억의 물건이다.
물론 개구쟁이들이 승부를 겨루는 도구가 되기도 했지만. 그런데 지우개의 산실이 대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구 북구 산격동 끝자락에 있는, 반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지우개만 만들어 온 화랑고무가 주인공이다.

1950년에 설립된 화랑고무는 대구에서 여섯 째로 오래된 기업으로, 한국 최초로 지우개를 만든 기업이자 국민 지우개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점보 지우개'가 탄생한 곳이다. 한때 시장점유율 90%를 자랑했던 점보 지우개는 창업주 고 최세정 회장이 야심차게 만든 브랜드로,
히트 아이템이자 지금도 여전히 생산되고 있는 장수제품이다.

화랑고무의 탄생은 평양 출신 최세정 회장이 6·25전쟁 당시 대구에 피란을 내려온 것이 계기가 됐다. 원래 광복 직후 서울에서 고무 계통 장사,
공 장사를 했었다는 최세정 회장은 대구에 와서는 남의 공장을 빌려서 지우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1950년 9월 대구 북구 칠성동에서 설립된 이 회사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지우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규모의 지우개 공장을 가진 화랑고무의 지우개는 지금도 전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1980년도에는 세계 34개국에
수출했던 적도 있다고. 그리고 요즘의 가장 큰 시장은 중국. 특히 중국에서는 최고의 명품 지우개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화랑고무는 2002~2004년 '4B네모나' '4B디자인' '4B점보' '화랑' '화랑고무' 등 100% 한글 브랜드로 중국 정부에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화랑고무는 현재 3세 경영 중이다. 최정은 대표이사가 2005년 회사에 입사해 경영을 맡고 있다.
한글로 상표를 찍어도 중국에서 명품 대접을 받듯이 대구라는 이름이 화랑고무의 날개가 되어주기 위해서는 한국 최초의 지우개 공장이
대구에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지역민들도 자랑스러워 해야 할 것 같다.

출 처 :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대구경북 경제의 기둥 '장수기업' (2)…대구 100년 기업 등극 카운트다운 '화랑고무'
[영남일보] 홍석천 기자